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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고찰, 스토리의 몰락. 영웅전설: 섬의 궤적 II

by yepan 2016. 11. 7.







영웅의 고찰, 스토리의 몰락. 영웅전설: 섬의 궤적 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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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사 니혼 팔콤 
 유통사  니혼 팔콤 / SIEK
 발매일  2014년 9월 25일
 플랫폼  PS3 / PS Vita
 장르  RPG
 언어 여부  자막 한국어

 


※ 이 리뷰에는 영웅전설: 섬의 궤적의 스포일러와 섬의 궤적 II의 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니혼 팔콤은 RPG의 명가입니다. 간혹 많은 팬들의 사랑이 어긋난 형태로 보일 때도 있지만 아직도 전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몇 안 되는 회사이지요. 아직도 북미/유럽 형태에서 강한 팬심을 가진 소수의 인원이 보이고 있으며 대만/홍콩/한국에서도 웬만한 대기업 회사 수준의 인지도를 지닌 회사로 유명하지요.

여담으로 이 게임은 "영웅전설 시리즈 중 최초로 일본/아시아로 동시 발매한 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게임을 사기 위해서 크나 큰 예약판매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더불어서 특전 또한 다른 때와 다르게 아시아 로컬라이징 판 특전을 후하게 주었기 때문에 특전 또한 빠삭합니다.

음악을 잘 만드는 회사이기도 해서 음반회사란 별명이 붙여지기도 하였고 현재엔 이스 VIII: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를 제작하기도 하였습니다. 최근 섬의 궤적 III의 정보가 공개되기도 하여서 논란은 크게 줄어들었지만 사실 섬의 궤적 II는 최고의 기대작이자 상당한 논란에 휩싸였던 팔콤 최대의 논란작입니다. 팬들도 그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섬의 궤적의 엔딩. 충격적인 린과 VII반의 헤어짐. 그리고 완전한 패배와 쓴 맛에 영향을 받은 씁쓸한 이야기의 끝은 모두에게 가히 충격과 공포를 안겨주었지만 이는 어차피 후속편이 나올 것이다란 의견으로 잠재우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후속편에서 깔끔한 정리를 할 것 같았던 작품이 웬걸 일을 크게 늘려놓았음에도 스토리 전개가 이상한 것입니다.

섬의 궤적을 잇는 정식 후속작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굉장한 기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제국 내전을 다루며 동시에 린 슈바르처란 주인공의 이야기를 마무리해줄 타이틀이라 생각했기 때문인데 훗날 저희들이 이 게임을 플레이 했을 때, 이 작품은 예상 외로 저희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예상 외의 전개를 보여주게 되었습니다.

팔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분분합니다. 한 쪽은 농락했다라든지 한 쪽은 팔콤의 의도를 알아채 만족했다든지. 여러 이야기가 있으나 저는 확실히 팔콤에는 어떠한 의도가 있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과연 섬의 궤적 II는 어떤 면에서 우리들에게 만족을 주었고 어떤 면에서 우리에게 불만을 주었는지. 확인해보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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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궤적은 솔직히 직접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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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랫동안 기다리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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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기대치, 그 이상의 저력.

섬의 궤적 II는 상상 외의 엄청난 기대치를 받았던 작품입니다. 사실상 천공의 궤적 SC의 기대치를 넘어선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야 팔콤이 그토록 쓰고 싶어했던 에레보니아 제국의 최종편이라 굳게 믿고 있었고 스토리도 사상 최대의 규모. 그리고 린 슈바르처의 성장 과정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었기 때문이죠.

확실히 그래서인지 섬의 궤적 II에서는 많은 것을 추가하려는 의지가 선보였습니다. 궤적 시리즈에서 여전했던 것들도 있었지만 항공순항함, 커레이저스로 각 도시를 이동하는 모습은 마치 파이널 판타지의 비행정과도 같았으며 도력 바이크의 추가로 인해서 더 이상 마라톤을 할 필요 없이 빠르게 움직여 일을 해결할 수가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해당 과정을 스토리에 빠르게 연결시켜 흐름이 깨지지 않도록 배려한 모습은 역시나 팔콤이라는 소리가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야리코미 요소는 더욱 늘어나고 NPC의 대사 또한 한층 업그레이드. 특히 사람들이 이루어내는 NPC의 대사들은 특히 이번에도 귀를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다만 이 게임은 생각 외로 텐션이 떨어지는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데 2장에서의 제국 서부 여행은 오히려 땅을 여행하는 즐거움이 아닌 심부를 하러 가는 불편함으로 감소되었고 팔콤 특유의 느릿한 연출과 합쳐져 막간에서 즐겼던 즐거움을 많이 깎아내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늘여놓은 볼륨을 줄인다면 지금까지 보여준 궤적 시리즈의 플레이 타임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던 부분도 보입니다.

그리고 2회차에 숨겨진 떡밥을 숨겨놓거나 인연이벤트에 숨겨놓은 짓은 오히려 감점 요소. 덕분에 섬의 궤적 II를 완벽히 이해하기 위해선 2회차를 꼭 해야 하며 모두의 인연이벤트를 감상해야 하는 등, 팬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꽤나 힘든 고생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2회차 요소를 늘린 것이 꼭 부정해야 할 일은 아닌 것이 요즘에는 1회차로 끝나는 게임보단 2회차나 3회차 요소로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것이 일상적으로 변했으며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팬이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을 더 플레이 해서 스토리를 더 즐길 수 있다면 그것만 한 장점은 볼 수가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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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낚시는 전작과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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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새로운 동료들도 추가된 것이 이번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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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액션 RPG와 같은 스피드. 완벽한 재미를 준 턴제.

기본적으로 섬의 궤적의 재미는 가히 턴제 RPG의 극한의 재미를 끌여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발전과 액션 RPG와도 같은 속도감을 보여줍니다. 기존의 시스템들에 다시 새로운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융합해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던 전투는 이번에도 새로운 시스템을 함께 선 보이고 합쳐 돌아왔습니다.

우선 달라진 점은 “오버라이즈” 시스템. 이는 예전의 벽의 궤적 시절의 [버스트 시스템]을 그대로 하위 호환해서 가지고 온 시스템이며 오버라이즈를 사용하면 턴을 끌어와 오버라이즈가 소모될 때까지 계속해서 자신의 턴을 가지고 올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입니다. 이를 이용해서 일발역전도 가능하기 때문에 적절한 발동을 노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예전 시절에는 네 명 전부를 포함해서 버스트 시스템을 사용해 더욱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두 명만이 짝을 이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밸런스가 재조정되고 기신전이 추가되었습니다. 특히, 필드 맵에서 고정된 모션으로 계속해서 공격해서 적의 허점을 노리는 꼼수가 삭제되었고 기술의 조정 및 위력 조정을 가해 밸런스를 맞추었습니다. 특히 앨리엇의 기술이 많이 너프가 된 모습을 볼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동으로 오히려 사기 캐릭터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기신전은 기신들이 서로 싸우는 궤적 시리즈 내에선 없었던 특이한 전투입니다. 주로 기동자인 린이 탑승해 싸우지만 파트너를 선택해 그 파트너의 필살기를 사용할 수가 있습니다. 주로 린의 기술을 사용하지만 최종 필살기는 파트너의 필살기가 되어서 호쾌한 공격기술이나 자신의 몸을 보호해주는 방어 기술로 활용될 때가 있습니다. 기본적인 전투는 일반 전투와 동일합니다만 상대방의 약점이 되는 파츠를 찾아 그 부분을 중심적으로 노리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린의 각성 이후로 생기는 [신기합일] 스킬은 마치 전작의 주인공, 로이드 배닝스의 [버닝 하트]의 각성판처럼 보였으며 자신의 버프 뿐만이 아니라 “모든 기술의 변화”를 추구하는 스킬입니다. 하지만 이 기술이 너무나도 강력한 나머지 사람들은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주범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저에게 있어서는 괜찮은 기술로 보이기도 합니다. 오버라이즈가 없을 때의 일격필살로서 사용할 수가 있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많은 시스템이 추가되고 기존 시스템을 재정비한 섬의 궤적 II는 턴제 RPG 중에서도 최고의 재미를 자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섬의 궤적을 사랑해주고 있는 일등공신이지요. 앞으로도 이런 재미있는 전투 시스템을 가진 게임을 맛 보고 싶습니다. 아직까진 궤적 시리즈만한 재미를 주는 턴제 RPG를 많이 못 만나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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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 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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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전은 오히려 더 불편한 요소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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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의 음악, 역대급의 스토리 라인.

이번 섬의 궤적 II에서도 역대급의 음악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토리 라인도 기존과 스케일이 완전히 틀릴 정도이지요. 특히 음악의 부분은 역대 궤적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란 소리가 있습니다. 저 또한 섬의 궤적 II의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Blue Destination”이란 곡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특히 막간까지의 섬의 궤적 II는 확실히 어떤 대기업의 스토리에 꿇리지 않았을 정도로 탄탄한 줄거리를 자랑했습니다. 린의 방황, 그것을 잡아준 동료. 그리고 VII반과의 재회를 나름의 선에서 스토리를 풀어서 이어주었고 갑작스러운 적군의 기습에 의해 다시 한 번, 이별하게 된 린까지 상당히 포커스를 잘 맞추어내 호평을 받은 부분이었습니다. 비행정인 팡타그뤼에에서의 대화는 조금 뜬금없던 면이 있었지만 워냑 시끌벅적한 궤적 캐릭터를 생각하자면 어떻게든 납득이 가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알핀 황녀와 만나 자신만의 답을 찾아 각성하는 부분은 궤적 시리즈 통틀어서 명장면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장면입니다. 망설임이 사라지고 새로운 영웅으로 각성하는 그의 모습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분명 전율을 일으키게 했을 장면 중 하나였을 것입니다. 자신의 답을 찾지 못하는 요즘 시대를 대변하듯 길을 걷는 그의 모습은 확실하게 영웅으로 보였을테지요.

하지만 그런 여운도 잠시, 막간 이후의 스토리는 스케일 붕괴 및 스토리의 난잡함 및 반전으로 인해서 많이 어지러운 결말을 맻게 됩니다. 상당히 이에 대해서 많은 유저들이 불만을 가졌고 섬의 궤적 II는 막간의 좋은 장면이 아닌 종장의 충격적인 장면만이 남아 많은 유저들의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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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안타깝게도 이렇습니다만 역시 막간의 장면은 직접 보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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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명작이 되나 싶더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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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스토리의 몰락. 모두를 속인 팔콤.

막간까지는 린의 방황, 그리고 그에 대한 결심이 제대로 표현되어 좋은 느낌을 주었지만 2장부터 조금씩 어긋나는 분위기를 보여주더니 점점 스토리가 어긋나는 경우가 보여지고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개연성이 떨어지며 두 번째로는 전쟁 묘사의 차별성과 부당함이 있던 것이지요. 그 예로 귀족 연합군이 너무나도 악한 면으로 나오고 있으며 정규군이 너무 정의로운 모습으로 나온다는 것입니다.

작중에서 정규군도 경고한 "너희들은 정규군도 아니며 연합군도 아니다. 그러니 행동에 신중을 가해라"라는 말이 했었지만 그 말이 무색해지듯이 연합군의 행동은 너무나도 추악하며 악질적입니다. 또한 정규군은 언제나 제 3의 바람인 VII반에게 협력을 요청하며 매일 허다하게 VII반은 "이번엔 어쩔 수 없다."나 "의견이 같을 뿐이다."라는 명의 하에 협력해 연합군을 무너뜨리게 되는 과정이 2장의 주 내용으로도 있는데 이건 너무나도 차별적인 오류가 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귀족파도 귀족의 생각으로선 명확한 답이 될 수도 있으며 혁신파도 시민의 생각으로선 명확한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서로의 의견이 다른 것은 당연한 바. 물론 귀족파의 생각이 좀 강경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고 이 제국의 내전을 먼저 일으킨 건 귀족의 연합군이 우선으로 한 것이라 이에 대해서 반론할 여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너무나도 심할 정도로 연합군이 악당으로 묘사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정당화할 생각이었다면 우선 정규군도 어디 하나 쯤은 썩어빠진 면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어야 했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규군도 귀족파도 나름의 의도로 전쟁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가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니혼 팔콤은 그러한 면을 보여주는데 실패했으며 이는 명백하게 유저들에게 전달되지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차라리 정규군과 귀족파 둘 다 감정은 비슷하고 나름의 선한 의도가 있는데 여기에 흑막이 있었다라는 것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전쟁의 묘사도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평화로웠던 마을의 붕괴 이후로는 딱히 어느 곳이 망가졌다든지 피해가 극심하다든지 이런 묘사가 전혀 없었으며 교역마을 켈딕이나 유미르가 습격에 처해서 많은 피해자가 나왔다는 것을 제외하면 전쟁이란 분위기도 많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켈딕에서는 많은 도움을 주었던 촌장님이 전쟁의 희생자가 되셨지만 이 이후로 분위기의 반전 전환도 줄 수 있던 것이 아니여서 그런지 괜한 희생자가 나온 분위기였습니다.

개연성도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바로 크로우와의 억지 인연이지요. 린은 크로우를 무조건 되찾아야 한다고 말하며 그에 모두가 동의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줍니다. 하지만 섬의 궤적에서 크로우는 단순한 선후배 사이였으며 꽤나 능글맞고 모두에게 친한 성격이긴 하였지만 중요할 때엔 어느샌가 훌쩍 사라져버리거나 홀연히 모습을 감춰서 사실 인연이 강해지기는 좀 어려웠습니다.

차라리 토와 선배 및 크로우의 친구들을 위해서 억지로나마 찾아오려 하다가 크로우와의 인연이 깊어지고 그로 인해서 목적이 생기게 되는 편이 좀 더 당위성을 줄 수 있었을텐데 이러한 부분은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었습니다. 그 외, 다양한 부분에서 적의 정당성을 너무 부여한 탓에 적인지 아군인지에 대한 구별이 떨어진 것은 호불호 갈리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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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끔 없었던 크로우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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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미라는 저에게 있어선 의미 부여가 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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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웅이란 무엇인가. 영웅에 대한 고찰.

지금껏 수없이 많은 미디어 매체들에서 영웅은 “위대한 업적을 쌓아올린 자”라는 이미지가 강해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 받거나 또는 질투를 받아 죽거나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웅은 서양의 코믹스를 통해 보아도, 일본의 코믹스를 통해 보아도 정의에 목숨을 바치며 열정적으로 사람을 구하는데 우선하는 일종의 “칭호”에 가깝습니다.

니혼 팔콤은 이에 대해 굉장히 고민한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실 팔콤도 여러 가지의 영웅물을 만들어냈고 특히 이스 시리즈의 아돌 크리스틴은 영웅이라 불릴 정도의 손색 없는 스토리를 지니고 있습니다. 다만 팔콤은 이 작품. 즉, “영웅전설 시리즈”에 대해서 깊게 고민한 듯 하며 그에 타이틀 자체에 의문을 가진 듯 합니다. “영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지요.

린은 반쪽 짜리 영웅입니다. 사실 모두와 의견을 합하고, 모두를 모으는 천성적인 리더의 성향을 지니고 있고 실제로 영웅에 부합하는 미지의 힘과 전설의 거신, 기신을 얻기도 하고 실제 모든 것을 멈춘 영웅이라 칭송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자신의 힘이 닿지 않았고 제대로 해결 된 것이 없는 채, 움직임에 제약까지 받는 반쪽 짜리 영웅입니다.

사람들이 칭송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린의 생활은 고통받습니다. 이는 전작의 여행의 미를 보여준 에스텔 브라이트나 진정한 영웅과 벽을 넘는 의지를 보여준 로이드 배닝스과는 전혀 다른 면모를 보여줍니다. 오히려 제일 “영웅전설”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지요. 이에 올리비에 황태자 또한 “영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적어주기도 하였는데 바로 이것이 팔콤이 전해주고 싶은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전에서 나왔던 로이드 배닝스 및 리샤 마오의 스토리는 약간의 호평을 받은 바가 있습니다. 팔콤의 의도가 제대로 스며든 에피소드라는 것이 팬들의 의견이지요. 무엇보다 전작의 주인공, 로이드 배닝스는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전형적인 영웅의 이미지”에 가까우며 본작의 주인공, 린 슈바르처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방황하고 고민하는 현대의 인간, 현대의 영웅”의 분위기입니다. 쉽게 요약하자면 로이드는 “영웅의 빛의 이면”을, 린은 “영웅의 어둠의 이면”을 보여줍니다.

로이드 배닝스는 지금까지 어두운 배경을 가진 인물들, 그 인물들이 어떻게 잘못된 길을 걸어갔는지도 알고 있고 자신 또한 어두웠던 배경 안에서 살았던 인간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잘못된 길을 걸어오기도 하였고 많은 잘못을 저지른 적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의 정의를 관철해내었고 그것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동료들을 인도하며 잘못된 길을 간 그들을 구원해내었지요.

하지만 린 슈바르처는 다릅니다. 린 슈바르처 또한 어두운 배경은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한테 트라우마가 존재하듯이 린 또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한 명의 학생인 것도 맞습니다. 다만 린은 최후에도 망설이며 고민하게 되고 그 결과, 이 작품의 끝까지 잘못된 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옳은 길도 아닌 것을 걷게 된 것입니다.

영웅은 올곧은 길을 보여주는 인도자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역할을 해내지 못한 린은 영웅의 행적을 걸었다 해도 결국엔 현실에 굴복해 이용당하고 있지요. 로이드는 그러한 린의 면을 완전히 부정하듯이 자신의 행동에 모든 제약이 걸리고 발버둥쳐도 결국은 벽을 뛰어넘게 됩니다. 그렇기에 그들이 무엇을 했는지 잘 알고 있는 플레이어들은 그들이 격돌해 서로의 의견을 보여주는 장면을 보면서 굉장히 안타까우면서도 교차적인 이미지를 떠오르게 됩니다. 

다만 이런 주제의식이 비판 받는 유일한 이유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채, 이런 진지한 고찰을 멋대로 했기 때문입니다. 게임의 작품이 제대로 되지 못했다면 아무리 좋은 주제의식이라고 해도 팬들이 그것을 해석하면서 좋아할 일은 없습니다. 오히려 충격적인 전개와 전쟁의 안일한 묘사 때문에 큰 비판을 받아 오히려 끝나지 않은 이야기와 떡밥에 지쳤는데 여기서 무슨 주제의식이냐고 까인 점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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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제로의 궤적의 로이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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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궤적의 린은 닮아있으면서도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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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의 광고는 피자 XXL였으나 막상 온 피자는 M사이즈.

하지만 그 큰 규모의 역대급이라 생각해왔던 궤적 시리즈 최신작은 결국 예산이 부족했음을 알리듯이 허망하게 지고 말았습니다. 우선적으로 단점으로 꼽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맵의 재탕. 새롭게 개방된 맵이 신규 개방에 의미로 유미르 밖에 없으며 나머지는 주변 환경이 변화하거나 하는 식으로 변했습니다. 다만 그래봤자 제국 서부만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단점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제국을 전부 여행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휩싸여 기대하였지만 정작 우리에게 온 것은 이전에 보았던 제국 서부가 전부였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주제인 “학교를 되찾자”에 의존하여 결국 제국 서부를 조력자들의 대답에 의해 떠맡고 그곳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정작 제국 동부는 제일 큰 전란에 휩싸였다고 하는데 플레이어들의 궁금증만 증폭시키고 그에 대한 대답이 거의 나오질 않았습니다.

게다가 제국의 내전. 그것도 전쟁이란 매우 큰 의미의 규모입니다. 전쟁을 다루는 미디어는 자주 있었지만 누구나 그렇듯이 이에 대한 묘사가 정말 좋지 않다면 매우 큰 비판을 먹는. 그렇기에 제대로 된 고증이 필요하며 그에 대한 이유, 그리고 전쟁은 좋지 않다는 의사를 제대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다만 섬의 궤적 II는 전쟁이 좋지 않다는 의도를 보여주고 그것을 막으려 했다는 점에선 완전히 실패한 작품은 아닙니다. 하지만 전쟁의 규모가 너무 작습니다. 물론 동부가 더 전쟁에 휩싸여서 동부에서 심한 내전이 일어났고 서부는 이미 전쟁이 소규모로 줄어 서로 견제 중에 있다고 치면 나쁠 건 없습니다만 유저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 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이유가 있다 한 들, 실패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환염계획이라는 떡밥은 천공의 궤적 ~ 벽의 궤적까지 와서도 굉장히 중요한 계획으로 보여진 결사의 중대 이벤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이와 제국 내전이라든 초대형 이벤트를 쓰고서도 이렇게 규모가 낮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 중 하나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로 넘어간 부분이기도 하지만 많은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것은 틀림이 없습니다.

즉, 섬의 궤적 II의 규모는 결국 팔콤의 규모, 예산 및 지금껏 만들어진 게임을 보아서 절대로 광활한 제국의 전체 규모를 보여주기에는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그렇지만 그 만큼 규모를 줄이거나 팬들에게 납득이 갈만한 떡밥을 풀어줌으로써 우선적으로 플레이어들을 만족 시켰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팔콤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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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는 더 없이 재밌던 작품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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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모든 것을 커버해주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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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우리들은 앞으로. 젊은이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미래란.

작중에서 린은 항상 자신을 책망했고 그에 대한 죄책감을 쌓여만 갔습니다. 그런 그는 막간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되고 부족하니깐 앞으로 나아가 자신의 길을 걷는다는 것을 깨달아 힘을 얻게 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길을 찾는 여정은 끝나지 않았으며 그는 망설이면서도 앞으로 나아가려고 하는데 아마 게임에서는 이를 가르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섬의 궤적 II도 이야기의 종착점은 아니며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습니다. 섬의 궤적 II은 최종적으로 "영웅의 서사시의 길을 따라가지 못했지만 오히려 영웅의 서사시를 파괴해서 이 게임에 대한 다양한 길을 만들어 낸 것"인데 이는 꽤나 독특하다고 평가 될 부분이었습니다.

분명히 전쟁이란 묘사를 너무 어린애 장난으로 만들거나 상당히 많은 부족함이 보이는 구멍이 많은 게임이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이 가진 완전한 의의마저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분명 이 게임은 재미있는 게임이고 그 숨겨진 의도는 여러분에게 많은 뜻을 숨겨서 보여주려 했었습니다. 린의 모험은 결국 끝나지 않았고. 아직 스토리가 끝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완전한 평가도 일단은 미뤄두어야 합니다.

섬의 궤적 II는 결과적으로는 젊은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낸 것이며 또한 영웅전설의 타이틀을 파괴시켜버린 이질적인 타이틀입니다. 그리고 기다렸던 팬들에게 떡밥을 더 쌓거나 스토리를 꼬아버리고 기만한 점은 영원히 팬들에게 용서받지 못할테지요. 그렇기에 영웅전설이란 타이틀이 어울리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생각할 거리를 준 작품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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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티나가 귀여웠던 이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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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들의 꿈의 행방은 도대체 어디서 잡을 수 있을까?



※ 리뷰에 쓰일 스크린샷이 사정상 준비되질 못 해, PS 공식 홈페이지에서 쓰인 스크린샷을 가져와 인용하고 있습니다.

※ 이 리뷰에 쓰인 스크린샷은 플레이스테이션 공식 홈페이지(http://www.playstation.co.kr)에서 가져온 스크린샷을 인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PS 공식 홈페이지에서 사용된 스크린샷의 저작권은 전부 니혼 팔콤 및 SIEK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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