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용 RPG 『크리미널 걸즈2』는 여타 RPG와 차별화된 독특한 요소가 부각되는 니폰이치 소프트웨어 개발 게임이다. 전작은 발매 이후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통해 알려졌고, 한국에서도 일부 매니아를 획득했을 정도로 나름의 화제작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체벌이라는 자극적인 성인 콘텐츠로 눈길을 끌었기 때문에 게임으로써의 첫인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뚜껑을 열어보면 독특하지만 개성이 느껴지고 게임성도 충실한 RPG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다시 말해 반전 매력을 느끼게 된다.
한국에는 인트라게임즈가 퍼블리싱을 맡았고, 발매 전에는 한국 독점 일러스트를 제작할 때, 유저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25,000원에 판매하고 있는 완벽공략&설정자료집을 한글 번역해 한정판에 포함시키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신경을 많이 쓰는 모습을 보였다. 인트라게임즈의 정성은 비단 상품 구성에만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한글 퀄리티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 그런 정성에 감동해서 구입했다.
게임을 실제로 해보면 치명타, 빗나감 같은 효과 텍스트뿐만 아니라 아이템의 아이콘까지 한글화했다. 최근 많은 한글 게임을 접하지만 이 정도로 디테일까지 신경 쓴 게임은 드물다. 보통 영어로 남겨두는 부분까지 한글로 바꿔버렸고, 그게 어색하지도 않아서 게임할 맛이 난다. 물론 ATK, MAT 같은 부분은 여전히 영어로 남겨졌지만.
이 게임에는 지옥에 떨어진 7명의 소녀들이 등장하는데, 이들에게는 죄를 지을 운명이었지만, 일찍 요절해 죄를 짓지 못한 '반죄인'이라는 설정이 있다. 그리고 단 1명, 진짜 '죄인'이 섞여 있는데, 그 정체는 아무도 모른다. 반죄인 소녀들에게는 죄를 뉘우치고 소생할 기회가 주어지는데, 주인공은 이 소녀들이 무사히 소생할 수 있게 이끌어주는 교관 역할을 맡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또 있다. 어떤 이유로 주인공의 기억이 없다는 것. 덕분에 초반에는 소녀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중간에 끼여서 마음 고생을 심하게 한다.
단 하나, 소녀들을 따르게 만드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체벌이다. 체벌은 이 게임에서 굉장히 중요한 시스템 중 하나로, 소녀들이 스킬을 습득하게 만들어준다. 쓱싹쓱싹 조교, 슬라임 뿌리기 등 모두 5종류의 체벌이 있으며, 각 체벌은 4개의 레벨을 가지고 있다. 레벨이 하나 오를 때마다 스킬을 하나씩 습득하게 되는데, S성향의 스킬과 M성향의 스킬 중 하나를 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체벌을 받지 않은 소녀들은 절대 싸우지 않으니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시스템임을 명심하자.
또 체벌을 하다 보면 특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소녀들이 "걸즈 오더"라는 부가 미션을 준다. 대부분 특정 아이템을 찾아달라거나 특정 몬스터를 처치해달라는 내용인데, 달성하면 체벌에 들어가는 비용을 할인해주거나 스킬을 사용할 때 MP를 줄여주는 등의 혜택이 있다. 소녀들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짧은 에피소드가 있기도 하니 관심을 가지고 해보는 편이 좋다.
사실 이 게임의 백미는 전투라고 생각한다. "소녀들의 제안 중 하나를 선택해 몬스터와 싸운다"는 다른 RPG에는 없는 독특한 시스템이 전투의 긴장감을 살리고 색다른 전략성을 부여한다. 제안은 1인당 1개로 제한되어 있고, 대사를 통해서 스킬의 종류를 추측해야 한다. 스킬마다 대사가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스킬을 추측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그나마 통상공격인지 공격스킬인지 회복스킬인지 알려주긴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제안을 캐릭터마다 2~3개 정도로 늘렸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정도인데, 그렇게 되면화면 구성이 너무 복잡해질 것 같기도 하다.
참고로 소녀들은 습득한 스킬의 성향에 따라 SM성향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 성향이란 것은 전투에서 '지도'라는 커맨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지도 효과로 'GOOD'이 나타나는 S성향 소녀들은 공격력이 강화된다. 만일 M성향 소녀들이라면 방어력이 강화된다. 캐릭터마다 S성향 스킬이 좋은 경우도, M성향 스킬이 좋은 경우도 있는데, 자칫 하면 주력 캐릭터들의 성향이 엇갈려서 어떤 소녀는 지도 효과가 'GOOD'이고, 어떤 소녀는 'BAD'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모든 소녀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얻기는 쉽지 않다. 물론 가능한 조합도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불가피하게 전투 멤버를 변경해야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도 커맨드를 사용하거나 전투 멤버를 구성할 때, 이런 부분도 고려해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생각보다 지도의 효과가 크다는 점을 명심하자.
이외에도 아이템 활용이 매우 중요하다. 초반에는 캐릭터들의 능력이 매우 낮은 편이라 아이템에 의존하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힘들어진다. 회복약은 물론이고 일부 능력을 강화해주는 부스트 계열의 아이템을 적극 활용해야 게임을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다. 아이템은 상점에서 OP를 지불하고 구입할 수도 있지만, 체벌에도 OP가 필요하기 때문에 몬스터에게서 아이템을 훔치는 스킬(시노아, 미즈키)을 활용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다.
그리고 전투 중에는 사용이 불가능하고 필드 탐색 중에만 사용할 수 있는 '필드 스킬'이라는 것이 있는데, 캐릭터마다 그 효과가 달라서 잘 활용하면 게임 진행이 편리해진다. 특히, 유리네의 '복귀(마지막으로 휴식한 캠프로 순간이동)'나 미즈키의 '고함(주변의 몬스터를 불러 강제 전투)', 츠카사의 '힐링(아군 전체의 HP 회복)', 리리의 '경계이동(일정시간 몬스터와 조우하지 않음)', 쿠로네의 'MP나누기(지정한 멤버에게 MP를 나눠준다)' 등이 유용한 것들이 많다.
이처럼 『크리미널 걸즈2』는 전투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대부분의 시스템이 전투를 중심으로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다. 하다못해 필드 탐색을 통해서 스킬을 입수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정말 전투와 연관이 깊다. 심지어 개인적으로는, 내 마음에 드는 소녀를 주력으로 세우고, 거기에 맞춰서 스킬을 구성하고, 일반 몬스터와 싸울 때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크리미널 걸즈2』의 전투 시스템이야말로 이 게임의 진정한 가치를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노가다를 해서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내가 가진 전략을 총동원해서 각 지역의 최종 보스와 싸워 물리쳤을 때의 성취감이 대단히 높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필자는 최근 구입한 PSV 게임 중 RPG 장르에서는 『크리미널 걸즈2』가 No.1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특한 스타일의 정통RPG를 원하는 분들에게 꼭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겉으로 보이는 18금 요소가 전부가 아니고, 정말 충실한 게임성을 갖춘 RPG이기 때문이다.
추천하는 이유:
1. 독특하지만 전략성이 깊은 전투
2. 눈과 귀가 즐거운 성인 콘텐츠
3. 진지하지만 공감이 가는 스토리
4. 정성 들인 한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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