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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와 황혼의 고성| 어른을 위한 잔혹동화

yepan 2016. 7. 4.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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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에서 프리미엄 박스로 구입해버린 『로제와 황혼의 고성』이었는데, 한글판이 나와서 다시 구입했다. 다행히도 일본판은 아직 미개봉 상태라 앞으로도 쭉 보관용으로 가지고 있게 될 것 같다. 
  『로제와 황혼의 고성』은 2D 횡스크롤 퍼즐게임 "반딧불 일기(htoL#NiQ)"와 같은 개발진이 제작한 신작 게임이다. 마찬가지로 횡스크롤 퍼즐게임이고, 각각의 방마다 주어진 퍼즐을 해결하며 고성을 탐험하게 된다. 비주얼 컨셉은 제법 독특해 보이지만 그럼에도 감이 안 잡힐 수 있는 이 게임을,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한다. 


시간을 잃어버린 고성, 그리고 소녀


 『로제와 황혼의 고성』은 시간을 잃어버린 고성을 배경으로, 가시나무의 저주를 받은 '로제'라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로제는 저주의 영향으로 인해 사물의 잃어버린 시간을 되돌려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피의 힘이라는 설정이 존재하고 있어 시간을 되찾은 사물은 색깔을 되찾는다. 여기서 핏빛 붉은색을 적용해 대비 효과를 극대화, 『로제와 황혼의 고성』만의 독특한 비주얼 콘셉을 완성시켰다. 단순한 2D 횡스크롤 그래픽 속에서 색의 대비 효과를 이용해 스타일리시한 잔혹동화를 완전하게 연출하고 있다. 


 또한, 온통 고독함과 공허함으로 가득 채운 고성 안에서 오로지 소녀와 정체를 알 수 없는 골렘만이 온전히 움직인다. 이들은 사물의 시간을 돌려주거나 빼앗으면서 고성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치려 한다. 게다가 소녀는 죽어도 다시 살아나는 불사의 존재다. 대체 소녀와 골렘의 정체는 무엇이고, 고성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지금의 모습이 되어버린 것일까? 그것을 알아내기 위한 여정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그림자 연극과 문서들로 풀리는 수수께끼


 고성에서 유일하게 시간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은 모두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이 붉은색에는 당연하게도 고성 안에서 죽어간 누군가의 혈액도 포함되어 있다. 로제의 능력을 이용해 누군가가 흘린 피를 흡수하면 그림자 연극이 시작되는데, 이것은 혈액의 주인이 가지고 있는 기억을 엿보는 상황을 묘사한 것이다. 문자나 음성도 없이 오로지 연극의 상황으로 이야기를 추측해봐야 한다. 여기서도 검은색과 붉은색만 사용되어 어딘지 모르게 잔혹하고 긴장감이 느껴진다.


 그리고 고성을 탐색하는 도중에 누군가의 연구일지 혹은 누군가의 일기 등을 비롯해 여러 문서를 입수하게 되는데, 이것은 로제를 둘러싼 주변의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스토리를 파악하려면 아무래도 위에서 언급했던 피의 기억은 물론이고,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서들도 모두 읽어봐야 한다. 이렇듯 『로제와 황혼의 고성』은 스토리까지 퍼즐의 일부로써 장치를 해두었고, 동시에 하나의 수집 요소로써 게임 내에 녹아들어 있다. 


시간을 이용한 퍼즐


 고성은 여러 개의 방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로제가 이런 방에 도달할 때마다 몇 가지 퍼즐이 주어진다. 시간을 이용한 퍼즐이 대부분이지만 의외로 평범한 퍼즐도 적절하게 섞여 있어 생각보다 난이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다만 단서를 놓치면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퍼즐도 일부 존재한다. 게임 자체가 복잡하지도 않고 분기가 많은 것도 아니라 조금만 주의를 기울인다면 대부분의 퍼즐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어떤 퍼즐은 주어진 오브젝트만으로 해결이 안 된다. 이런 경우에는 로제가 특정 위치로 이동해 퍼즐을 완성시켜야 하는 경우도 있다.


 골렘과 합류한 다음부터는 협력이 필요한 퍼즐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그전까지는 일종의 튜토리얼이라고 봐도 무방하고, 게임이 본격적으로 재밌어지는 것은 이때부터다. 어떤 퍼즐은 타이밍을 맞춰야 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퍼즐은 두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조작해 서로의 길을 열어줘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싱글 플레이 게임에서 이러한 장치는 단조로움을 줄여주는 역할을 담당하여 플레이어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유저 편의를 배려한 시스템


 게임의 템포가 그리 빠른 편은 아니기 때문에, 혹시라도 놓친 것을 찾아보기 위해 왔던 길을 돌아간다는 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일까? 지도 화면에서 원하는 위치로 곧장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를 이용해 언제든지 놓치고 온 피의 기억이나 문서들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온전히 파악하기 위해 수집을 해야 하는 게임의 특성을 감안한 일종의 배려가 아닐까 한다. 


 이외에도 SELECT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방 안에서 활성화시킨 체크 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다. 이럴 때도 로딩이 전혀 없어서 재도전에 부담이 없어 매우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별 것 아닌 내용들일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상당히 고마워지는 배려였다고 생각한다.


퍼즐을 좋아한다면...

 『로제와 황혼의 고성』은 분명 콘텐츠가 풍부하거나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임은 아니다. 다소 짧은 느낌이 있을 수 있고, 플레이가 단순하게 보일 수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커다란 스토리와 짜임새 있게 장치된 퍼즐과 비주얼 컨셉은 매우 조화로워 완성도 자체는 꽤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나의 단편 잔혹동화를 본다는 느낌으로 퍼즐을 하나씩 풀어나가다 보면 이 게임의 플레이 가치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여유가 있을 때 플레이 해보기를 권하고 싶은 게임이다. 


추천할 수 있는 사람
1. 컨셉이 확실하고 조화로운 게임을 원하는 사람
2. 적당한 난이도로 틈틈이 즐길 퍼즐 게임을 원하는 사람
3. 숨겨진 비밀(스토리)을 밝혀내기를 좋아하는 사람

추천할 수 없는 사람
1. 콘텐츠가 풍부하고 오래 즐길 게임을 원하는 사람
2. 퍼즐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
3. 스토리 이해를 위한 문서 수집이 싫은 사람